2027년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맞춰 디지털 미디어단지 조성
올해 말 토지 공급 예고... 콘텐츠 기획·제작·유통·소비 기능 기대
'더글로리' 세종시 촬영 눈길... 영화 '면접교섭' 크랭크인 등 새 소식

미래 세종시 디지털미디어단지 입지로 거론되고 있는 6-1생활권(위 우측)과 S-1생활권(아래 우측). 올해 말 본격적인 토지 공급을 앞두고 어떤 콘셉트로 조성될 지 주목된다. 이희택 기자. 
미래 세종시 디지털미디어단지 입지로 거론되고 있는 6-1생활권(위 우측)과 S-1생활권(아래 우측). 올해 말 본격적인 토지 공급을 앞두고 어떤 콘셉트로 조성될 지 주목된다. 이희택 기자.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세종특별자치시가 행정수도 위상을 등에 업고 ‘방송‧영화‧콘텐츠 산업’의 특화 가능성을 열고 있다.

연초부터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더글로리’ 촬영지로 재조명되는가 하면, 2027년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에 맞춰 추진 중인 ‘디지털 미디어단지’도 단순 언론 단지 이상의 기능을 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장점은 입지적 특성에서 부각된다.

국토의 중앙에 위치한데다 관련 산업을 뒷받침할 문화체육관광부 등 주요 정부부처가 있고, 방송통신위원회의 세종시 이전 가능성도 열리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단지 올해 말 윤곽... 어떤 가능성 품고 있나

25일 세종시 및 행복도시건설청에 따르면 가칭 디지털미디어단지는 서울 마포구 상암DMC와 다른 개념을 지향하고 있다. 콘텐츠 기획과 제작, 유통, 소비가 이뤄지는 기능을 담아내야 어진동 제1언론단지의 실패 사례를 극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지난해까지 전국 600여개 방송‧신문사 대상의 진출 의향을 확인했고, 올해 말 세종동(S-1생활권) 또는 누리동(6-1생활권) 안에서 최종 입지를 선정해 공급할 예정이다.

조성 시기는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즈음으로 제시하고 있다.

행복청과 세종시 모두 순수 언론 기능을 넘어 방송·영상·콘텐츠 산업 '특화 단지' 조성을 희망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획과 제작, 유통, 소비가 이뤄지는 기능을 포함한다.

이 흐름 아래 세종시는 새로운 촬영 장소에 목마른 드라마‧영화 제작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이는 도시 발전의 새로운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다가온다.

관건은 세종시와 행복청 등 관계 기관이 이런 호재를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승화할 수 있는 지에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말은 세종시 맞춤형 격언이다.

2012년 출범 전·후 ‘영화‧드라마’ 무대에 지속 등장해온 세종시

전동면 베어트리파크도 영화 촬영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이희택 기자. 
전동면 베어트리파크도 영화 촬영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이희택 기자. 

세종시는 지난 2012년 출범 전‧후 다양한 영화‧드라마 촬영 무대로 등장해왔다.

조치원 권투체육관은 지난 2000년 개봉한 ‘영화 반칙왕’의 주무대가 됐고, 드라마 반올림 및 눈의여왕(2006년), 영화 1번가의 기적(2007년), 드라마 감격시대(2014년), 영화 구세주(2017년) 등에도 자주 등장했다.

전동면 베어트리파크도 영화 상어(2007년), 드라마 마이프린세스(2011년) 및 내게 거짓말을 해봐(2011년) 등에 이르기까지 촬영 중심지로 떠올랐다. 전동면 뒤웅박 고을도 출범 원년인 2012년 드라마 신들의 만찬에서 소개됐다.

2015년 tvN ‘식샤를 합시다2는 벚꽃 명소인 조치원 조천변길과 정부세종청사를 자연스레 홍보했다.

같은 해 KBS2 학생 성장 드라마 ‘발칙하게 고고’는 고려대‧홍익대 인근 카페와 세종전통시장, 신도시 방축천, 고운뜰공원, 세종시청, 양지고, 세종호수공원, 국립세종도서관을 돌며 촬영을 마쳤다.

한두리대교는 2016년 MBC 드라마 ‘몬스터’, 호수공원과 금강자연휴양림은 같은 해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국내에 소개됐다. 그 해 개봉작 ‘봉이 김선달’에는 금강변 뗏목 이동 장면, 같은 해 영화 ‘판도라’에는 대덕테크노밸리 연결 도로가 나왔다. 

세종시를 주무대로 한 지역 대학의 독립영화도 숙성기를 거쳐 지난 2019년 첫 선을 보였다. 한국영상대와 영화제작사 감성스토리는 호수공원에서 장편 독립예술영화 ‘계절과 계절사이’를 촬영했다.

코로나19와 함께 주춤했던 활동은 2021년 다시금 살아났다. 영상대와 감성스토리는 이 시기 ‘가치캅시다’를 개봉하며 2번째 지역 영화 탄생을 알렸다.

이 영화는 조치원 등 읍면지역을 주무대로 삼았고, 미국 3대 국제영화제인 휴스턴 국제영화제에서 실버레미(Silver-Remi)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봄에는 고현정 주연의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이 도담동 늘봄초 앞 전원주택에서 촬영을 마치며 세종형 ‘단독주택 단지’ 모습을 알렸다.

이밖에 tvN 알쓸신잡에선 연동면 ‘교과서 박물관’, 공유의 카누 CF 촬영지로는 연서면 ‘에브리데이선데이 카페’ 등이 수년 전 공중파를 탔고, 금강 보행교(이응다리)는 지난 2021년 MBC 테마기행 '길'에 소개됐다. 

2023년 새로이 들려오는 ‘드라마‧영화’ 개봉 소식은

더글로리에 등장한 나성동 메타45 카페 전망대. 여기서 내려다본 중앙녹지공간 전경. 이희택 기자. 

넷플릭스 화제작이 된 ‘더글로리’는 최근 학교폭력 소재를 다루며, 반곡동 솔빛초와 2단지 아파트, 나성동 주상복합 아파트 및 메타45 전망대 카페 등을 전국에 널리 알렸다.

이와 함께 조치원읍의 고풍스런 단독주택과 문화예술회관 등도 새로운 영화 촬영지로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세종시 영화제작사 감성스토리의 3번째 영화 ‘면접교섭’도 크랭크인했다.

영화 '면접교섭'의 주무대는 세종특별자치시다. 감성스토리 제공. 
영화 '면접교섭'의 주무대는 세종특별자치시다. 감성스토리 제공. 

면접교섭은 기존 장르와 다른 휴먼 다큐멘터리로 선보일 예정이다.

양육비에 비해 무시당하고 있는 아버지의 ‘면접교섭’, ‘부모 따돌림’ 등에 대한 현실적 이야기를 담는데, 영화 소재로는 처음이라 관심을 모은다.

이주아 감독은 “양육자의 사적 감정이나 일방적 결정 등에 의해 정당한 사유 없이 자녀를 만나지 못하는 비양육 부모의 처절한 목소리를 우연히 들었다”며 “그것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계기가 됐다. 혼인 부부 두 쌍 중 한 쌍이 이혼하는 현 실정을 고려할 때, 우리 사회가 이 문제에 대해 함께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을 비롯한 제작 스태프 대부분이 한국영상대 영화영상학과 출신이란 점도 애정을 갖게 한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세종시 '콘텐츠 신산업'  

세종시의 신규 영화‧드라마 촬영과 콘텐츠 신산업은 앞으로 더 큰 가능성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세종 신청사 개청(2월) ▲나성동 도시상징광장 ‘차 없는 거리’ 완성(2023년) ▲국립박물관단지 6개 기능 순차 조성 ▲대관람차(검토) ▲금강변 친수 기능 강화 ▲합강동(5-1)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조성 본격화(2024년) 등 앞으로 도입될 새로운 기능들이 줄지어 있기 때문이다.

향후 세종 디지털미디어단지 조성이 본격화되고 중앙 방송의 세종시 진출이 확정되면, 이 같은 소식은 더욱 자주 지역 사회에 전파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 관계자는 “디지털미디어단지 조성 흐름에 맞춰 지역 특화 산업 발굴과 활성화 과제를 안고 있다”며 “활발하진 않지만 영화‧드라마 촬영 장소와 협조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