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28
[한겨레][ESC] 열대우림이야, 동물원이야? 세종시 수목원 3원3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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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인가, 수목원인가? 베어트리파크는 수목원 안에 동물원이 있다. 곰 100마리가량이 산다.(불곰 15마리, 반달가슴곰 80여 마리) 대지 약 33만㎡(10여만평) 수목원 한쪽에 ‘곰 동산’을 조성한 것이다. 베어트리파크는 1990년께 개인 정원으로 가꾸던 곳을 2009년 5월 수목원으로 개장했다. 설립자인 이재연 회장은 1980년대 선물 받은 반달가슴곰을 키우다가 1990년대 곰 농장에서 웅담 채취용으로 사육당하던 반달가슴곰을 더 데려와 키웠다고 한다. 그 뒤 불곰 등을 외국에서 추가로 들여왔다. 처음엔 몇쌍에 불과했던 곰들이 번식하면서 개체 수가 늘어 100마리에 이르게 된 것이다. 곰 동산에선 먹이 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어린이 자녀보다 부모가 먹이 주기에 더 열성일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한다. 심지어 입장료보다 먹이 값을 더 쓰고 가는 관람객도 있다고 한다. 영리한 곰들은 사람을 보면 먼저 한 손을 번쩍 들어 인사하거나, 자리에 누워서 먹이를 받아먹는 자세를 취한다. 곰 동산 옆엔 공작새, 염소, 사슴, 토끼, 고양이, 다람쥐가 사는 ‘애완동물원’도 있다. 베어트리파크 ‘송파원’에 있는 수령 80년 산수유나무와 수령 800년 용근목. 김선식 기자 동물만큼이나 수목에 공들인 흔적도 역력하다. 수목원 안 20개가량 전시 공간 중 동물이 있는 곳은 두세곳 정도다. 나머지는 식물들의 공간이다. 그 중 ‘송파원’은 거목들을 모아놓은 곳이다. 들머리에서 노란 꽃망울을 터뜨린 수령 약 80년인 산수유나무부터 100년 수양 느릅나무, 200년 소사나무, 400년 느티나무, 450년 향나무, 800년 용근목 등이 우람한 풍채를 뽐낸다. 송파원이 아니더라도 수목원을 산책하다 보면 수령 300년 백송, 수령 800년 주목 등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거목들과 종종 마주친다. ‘송파원’에 있는 산수유나무 꽃에 날아든 벌. 김선식 기자 수목원은 조만간 꽃으로 뒤덮일 예정이다. 곰 동산 옆 ‘잔디광장’엔 내달 벚꽃이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잔디광장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너른 잔디밭이다. 그곳에 수령 800년 된 참나무통을 놓았다. 애초 전시용으로 놓았지만, 아이들은 놀잇감으로 어른들은 ‘포토존’(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애용한다. 야외 정원인 ‘장미원’은 5월, ‘하계정원’은 6월 이후 꽃이 만개한다. 그중 하계정원은 괴기스럽게 울퉁불퉁한 향나무 고사목이 빼곡하다. 고사목마다 바로 옆엔 덩굴식물인 능소화를 심었다. 봄에 덩굴로 고목을 타고 올라가 잎을 틔운 능소화는 여름에 주황색 꽃을 피운다고 한다. 베어트리파크 ‘하계정원’에 있는 향나무 괴목. 6월 이후 능소화가 덩굴로 고목을 타고 올라 주황색 꽃을 피운다. 김선식 기자 그 밖에도 실내 온실인 ‘열대 식물원’, ‘만경비원’과 분재원, 송백원, 곰 조각공원 등을 둘러볼 만하다. 수목원은 비단잉어 300여마리도 키우고 있다. 겨울철에 실내 양어장에서 키우던 비단잉어들을 봄에 연못으로 옮긴다. 내달부턴 수목원 들머리 ‘오색연못’에서 수백마리 비단잉어들이 헤엄칠 예정이다. 베어트리파크 실내 양어장에서 겨울을 난 비단잉어들. 내달 ‘오색연못’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김선식 기자 국립세종수목원 지중해 온실 내부. 김선식 기자 세종/글·사진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세종시 수목원 여행 수첩 베어트리파크 ‘곰 조각공원’에 있는 조형물. 김선식 기자 금강수목원은 조류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동물 마을’과 ‘조류 마을’ 입장을 통제하고 있다. 수목원에 있는 산림박물관은 5개 전시실에서 국내 나무와 목재의 역사, 숲속 버섯과 곤충, 동물 생태계 등을 소개한다. 입장료 성인 기준 1500원.(세종 금남면 산림박물관길 110/041-635-7400) 베어트리파크 입장료는 성인 기준 1만5000원.(세종 전동면 신송로 217/044-866-7766) 식당 국립세종수목원과 베어트리파크는 수목원 안에 식당이 있다. 그 밖에 수목원 직원들이 추천한 외부 식당으로는 ‘백년된집’(세종 조치원읍 번암안동네길 22/044-868-0032/오리백숙, 닭볶음탕, 보쌈 등), ‘산장가든’(세종 연서면 도신고복로 1131-7/044-867-3333/숯불갈비 등) 등이 있다. 숙소 내달 1일 정식 개장 예정인 ‘베스트웨스턴 플러스 호텔세종’(세종 어진동 540/044-330-3300)은 오는 29일부터 투숙객을 받는다. 모텔, 여관 등 숙박업소들은 조치원역 주변에 몰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