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세종시에 ‘베어트리파크’가 문을 열었다. 이재연 설립자가 젊은 시절부터 주말마다 보살피고 가꿔 온 비밀의 정원을 일반에 개방한 것이다. 반세기 동안의 시간이 흐르면서 시골 마을의 담벼락에서 옮겨온 향나무는 늠름한 아름드리가 됐고, 반달곰 몇 쌍은 대를 이어 수백 마리의 군락을 이루었다.
10만여평 대지에 1000여종, 40만여점에 이르는 꽃과 나무가 함께 살아간다. 나무와 곰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동물이 있는 수목원’인 베어트리파크는 160여 마리의 반달곰이 재롱을 부리는 반달곰 동산과 공작, 꽃사슴을 만날 수 있는 애완동물원, 그리고 오랜 세월 정성스럽게 가꾸어진 꽃과 나무, 희귀식물 등 다양한 주제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사시사철 푸르고 화려한 식물을 감상할 수 있는 만경비원은 베어트리파크 자랑이자 숨겨진 명소다. 화려한 열대 식물을 비롯해 다양한 식물과 꽃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낸 듯 아름답다.
각종 나무와 귀여운 곰, 다양한 새 등을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비단잉어가 있는 연못이 여행자를 반기고, 향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선 길이 퍽 이국적이다.
돌이 된 나무 규화석은 언제 봐도 신비스럽다. 규화석 주변에 ‘신이 내린 나무’가 있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기괴한 모양이다. 안내판에 따르면 대만 중부 아리산 절벽에서 자란 편백 뿌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뿌리의 크기로 미뤄보아 약 2000년 된 나무로 추정된다.
분재원에 있는 각종 분재도 여행자의 눈길을 끈다. 소나무, 주목, 단풍나무 등 다양한 분재를 볼 수 있다. 큰 나무를 축소한 것 이상의 기품이 느껴진다. 가까이서 자세히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분재원 한쪽에는 수련이 고혹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송파원은 주목과 소나무 등 늙은 나무들을 모아놓았다. 비틀어지고 꺾인 모양의 향나무가 눈에 띈다. 열대식물원에 들어가면 용설란, 킹벤자민 등 다양한 열대식물을 볼 수 있다.
열대식물원에서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반달가슴곰동산을 만난다. 가슴에 반달 모양의 무늬가 있는 작은 반달가슴곰들이 우리에서 끼리끼리 모여 논다. 먹이를 사서 곰에게 줄 수도 있다. 두 발을 들고 먹이를 받아먹으려고 하는 모습이 퍽 귀엽다. 쳇바퀴를 돌리는 곰도 있고, 무슨 얘기를 하는 듯 마주 보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반달가슴곰 동산 아래쪽에 애완동물원이 있다. 공작새의 우아한 자태가 눈길을 끌고 작은 새들이 지저귀며 날아다닌다.
나무 둥지가 굵어지고 사계절 꽃이 피고 지는 동안 숲은 거대해지고 돌봐야 할 동물 가족도 늘었다. 베어트리파크는 세월과 자연의 힘, 애정이 더해져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