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10
[중앙일보]2020.10.27 겨울 되면 못가는 가을 천국···단풍과 함께 열린 ‘비밀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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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단풍놀이는 여느 해보다 장소 선택이 중요하다. 잇단 큰비와 늦더위의 영향으로 단풍의 채도가 예년만 못해서다. 넉넉하게 거리를 둘만큼 한적하면서 단풍까지 고운 비경을 찾아야 한다. 한시적으로 개방하는 숲길, 예약한 사람만 가볼 수 있는 수목원 가운데 가을 절정을 맞은 네 곳을 추렸다. 50년 가꿨다 – 에버랜드 포레스트 캠프(경기도 용인)경기도 용인 향수산(457m) 자락. 이곳에 에버랜드가 반세기 동안 가꾼 비밀의 숲이 있다. 에버랜드는 포곡읍 신원리 일대 숲을 ‘포레스트 캠프’라는 이름의 자연 생태 체험장으로 꾸며 개방했다. 전체 9만㎡(약 2만7000평) 규모로, 34만여 나무와 꽃이 자태를 뽐낸다. 요즘은 구절초와 코스모스, 억새를 비롯해 각종 단풍나무로 화려하다. 1100㎡(약 330평)에 이르는 너른 연못과 탁 트인 잔디 광장이 있어 피크닉을 하려는 가족과 연인에게 제격이다. 음식 반입이나 돗자리, 의자 설치도 무방하다. 하루 입장 인원을 150명으로 제한하고 있어, 안전하게 거리를 두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10월까지만 문을 연다. 오직 가을에만 – 베어트리파크(세종시)베어트리파크에는 이맘때만 여는 이른바 ‘가을 산책길’이 있다. 평소에는 숲을 보호하기 위해 출입을 막다가 단풍철에만 한시 개방한다. 올해는 10월 24일부터 11월 8일까지다. 산허리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도록 조성된 가을 산책길은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떨어지는 낙엽을 그대로 쌓이게 두어 산책길을 걸을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걸을 수 있다. 사진도 잘 나온다. 이곳에서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인증하면 음료수를 선물로 준다. 예약은 필수 - 화담숲(경기도 광주)예약제로 운영하는 숲도 있다. 곤지암리조트 스키장 옆에 자리한 화담숲이다. 10월 9일부터 11월 8일까지, 주말과 공휴일에 한해 예약제로만 문을 연다. 빼어난 가을 풍경으로 이름이 높은 곳인데, 일교차가 크고 해발 500m 기슭에 자리 잡은 지형적 특성 덕에 유달리 고운 단풍이 든다. 단풍 품종만 대략 400여 종에 달한단다. 정상부의 ‘숲 트레킹 코스(2㎞)’는 이맘때만 손님을 받는 숨은 장소다. 기존의 관람 코스와 달리 흙과 자갈로 된 자연 그대로의 탐방로여서 걷는 맛이 더 크다. 왕릉 옆 명품 숲 - 조선왕릉조선왕릉도 가을을 맞아 특별한 산책길을 열었다. 경기도 구리 동구릉 ‘휘릉~경릉~양묘장’ 숲길, 남양주 광릉 ‘금천교~정자각’ 숲길, 남양주 사릉 ‘홍살문~사무실 숲길’, 서울 태릉과 강릉 ‘태릉~강릉’ 숲길, 서울 의릉 ‘천장산’ 숲길, 파주 장릉 ‘능침 둘레길’, 화성 융릉과 건릉의 ‘초장지 숲길’ 등 13개 길을 11월 29일까지 일시 개방했다. 10월은 오전 9시~오후 5시, 11월은 오전 9시~오후 4시 30분까지 드나들 수 있다. 왕릉의 가을 경관이야,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나 같이 길지(吉地)에 자리 잡았고, 주변으로 오래된 나무가 뿌리내려 있다. 이를테면 사도세자와 아들 정조대왕이 묻힌 화성 융릉과 건릉 주변으로는 참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진 숲길이 4㎞ 가까이 이어진다. 남양주 사릉 홍살문 숲길은 단풍나무가 많아 가을철 기념사진을 찍기 좋은 명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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